도로 공사할 때 까는 철판은 왜 미끄러울까, 복공판에도 국가표준이 생긴다
도로 공사구간을 운전하다 보면 아스팔트가 갑자기 커다란 철판으로 바뀌는 곳이 있습니다. 차량이 지나갈 때 ‘쿵’ 하는 소리가 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유난히 미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철판의 이름이 도로 복공판입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늘 9월 30일부터 복공판의 미끄럼 저항 성능 등을 측정하는 시험방법을 국가표준인 **KS F 8091 ‘복공판 성능 시험방법’**으로 제정·고시합니다. 행정안전부
평소 무심코 지나가는 철판에 왜 별도의 국가표준까지 필요할까요?
복공판은 왜 도로에 설치할까
도심에서는 상하수도와 전기, 통신, 지하철 등의 공사를 위해 도로를 파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가 하루 만에 끝나지 않는데 도로를 계속 막아놓으면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이 어려워집니다.
이때 굴착된 노면 위를 임시로 덮어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구조물이 복공판입니다. 국표원 역시 복공판을 건설현장에서 굴착된 노면을 복개하고 차량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로 설명합니다. 행정안전부
쉽게 말하면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 도로 역할을 대신하는 임시 덮개입니다.
아스팔트보다 미끄럽게 느껴지는 이유
자동차 타이어가 도로를 안정적으로 달리려면 노면과 충분한 마찰력이 필요합니다.
일반 도로는 표면이 완전히 매끈하지 않습니다.
반면 금속판 표면은 상태에 따라 아스팔트와 마찰 특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비가 내려 물이 묻으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조건이 달라집니다.
복공판 표면이 마모되거나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체감은 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공판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무거운 차량을 버틸 수 있는지만큼 표면의 미끄럼 저항성능도 중요합니다.
이번 KS에도 이 성능을 측정하는 시험방법이 포함됐습니다. 행정안전부
오토바이는 왜 더 조심해야 할까
자동차는 네 개의 타이어로 차체를 지지합니다.
이륜차는 두 개의 타이어로 균형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노면의 마찰력이 갑자기 달라지는 구간에서는 자동차와 다른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 금속 표면을 지나면서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강하게 제동하면 타이어가 미끄러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자전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복공판을 발견했다면 진입한 뒤 급격하게 조작하기보다 미리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왜 이제 국가표준을 만드는 것일까
복공판은 이미 오래전부터 건설현장에서 사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안전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려면 같은 조건과 같은 방법으로 시험해야 합니다.
업체마다 시험방법이 다르면 한 제품에서 나온 숫자와 다른 제품에서 나온 숫자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국표원이 KS F 8091을 마련한 핵심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복공판의 미끄럼 저항 등 성능을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지 국가표준으로 정하면 제조사와 시험기관이 공통된 기준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KS가 생기면 모든 복공판이 오늘부터 새것으로 바뀔까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9월 30일 제정되는 것은 복공판 성능 시험방법에 관한 국가표준입니다.
전국 공사현장에 설치된 모든 철판을 오늘 한꺼번에 교체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시험방법을 표준화해 앞으로 제품의 성능을 보다 일관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KS가 생겼으니 이제 복공판에서는 절대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이해해서도 안 됩니다.
실제 도로의 안전은 제품 성능뿐 아니라 설치상태와 관리, 날씨, 운전자의 속도와 조작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철판이 흔들리거나 높이가 다르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운전자가 복공판을 지날 때 느끼는 불편은 미끄러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 도로와 복공판 사이에 높이 차이가 크면 차량이 통과할 때 충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설치상태에 문제가 있으면 소음이나 진동도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공사구간에서는 차선이 평소와 다르게 임시로 변경되는 경우도 있어 노면만 보다가 주변 차량이나 작업시설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공사구간에서는 급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복공판이 보이면 가장 좋은 대응은 철판 위에 올라간 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아니라 진입 전에 충분히 속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앞차와의 간격도 평소보다 여유 있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비가 오는 밤에는 노면 반사 때문에 복공판의 경계나 차선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라면 금속판 위에서 급격한 방향전환을 하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물론 공사구간에 설치된 속도제한과 현장 안내표지가 있다면 그것을 우선 따라야 합니다.
국가표준의 목적은 평소 보이지 않던 성능을 숫자로 확인하는 것
운전자는 복공판을 보면서 어떤 강재가 사용됐고 미끄럼 저항 시험결과가 얼마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고 설치하는 단계에서 객관적인 시험기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9월 30일부터 제정되는 KS F 8091은 복공판의 미끄럼 저항 성능 등을 공통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입니다. 행정안전부
도로 복공판은 공사현장에서 잠깐 사용하는 철판처럼 보이지만 그 위로 매일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가 지나갑니다.
그래서 ‘무너지지 않는가’뿐 아니라 ‘젖은 노면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성능입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KS 번호를 외울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대신 공사구간에서 철판을 발견했다면 진입 전에 속도를 낮추고, 충분한 차간거리를 확보하며, 철판 위에서는 급제동과 급격한 방향전환을 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안전수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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